우리는 어떻게 1등 당선이 됐나? | |||||||||||||||||||
[기고] 막판 대역전 짜릿…'직장인 선본'과 당원의 승리 | |||||||||||||||||||
6월 3일 새벽.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덕초등학교 개표 현장. 오진아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농담처럼 한명도 당선자가 없으면 모두가 '태종대'로 가서 떨어져 죽자고 했는데. "정말 당선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민주노동당과의 예비경선에서 승리 후 야3당 단일후보로 마포는 공동체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곳이고, 여성민우회, 함께하는 시민행동, 녹색교통, 환경정의 등 시민사회단체가 자리를 잡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부터 성미산 공동체가 속한 지역에서는 구의원 출마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또한 민주노동당 역시 지역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었고, 서울시 유일의 시의원인 민주노동당 이수정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진아 후보의 선거구에는 이수정 서울시의원과 민주노동당 구의원 후보가 동시에 출마를 했다. 몇 차례의 민주노동당과의 협상 끝에 민주노동당 후보와 오진아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 경선을 치르기로 합의했다. 국민참여당에서도 선거 준비를 차곡차곡 하고 있었다. 국민참여당의 경우, 오진아 후보의 선거구에 기초의원을, 진보신당 오현주 후보의 선거구에도 기초의원 후보를 내고 선거에 대응할 예정이었다. 마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은 공동선거운동본부를 구성해 지방선거를 대응하기로 결정했는데, 문제가 되는 지역은 진보신당이 출마하는 두 개의 기초의원 선거구였다. 이미 오진아 후보가 민주노동당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치르기로 한 상황에서 국민참여당까지 합세할 경우 난전이 예상됐다. 협상을 통해 국민참여당 예비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한 진보신당 오현주 후보의 선거구에서 출마를 할 예정이었던 전직 구의원의 출마포기를 국민 참여당에 요청했다. 진보신당 마포당협 내부적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선본에서 탈퇴할 예정이었고, 이 같은 결정 사항을 시민단체와 공선본에도 직간접으로 알렸다. 결국 진보신당 후보와 겹치는 선거구의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고, 오진아 후보는 민주노동당과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간발의 차이로 승리하게 되면서 야3당 단일후보가 되었다. 직장인 선본의 위력 오진아 후보의 선본 명칭은 ‘직장인 선본’이었다. 상근 인력이라고 해봐야 고작 위원장과 상황실장이었고, 후보는 두 명이었다. 위원장은 회의에 바빴고, 상황실장은 선거 업무에 정신이 없었다. 후보를 수행해 줄 선거운동원조차 없는 상황에서, 출퇴근 시간에 당원들의 헌신적인 결합이 없었더라면 선거 승리는 불가능했다.
진보정치는 지역 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유권자인 당원이 함께 참여하는 선거를 만들어야 한다. 당원들의 폭발적인 참여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시간을 조금씩 쪼개서 함께 선거를 경험해야 조직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본선 기간에는 관심이 많아서 당원들의 참여가 활발할 수 있지만, 2월부터 시작한 예비선거운동은 외로운 투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외로운 투쟁을 당원들이 함께 감내했다. 오진아 후보는 직장인 선본의 당원들이 결합하지 않으면 한발자국도 밖에 나설 수가 없었다. 위원장과 상황실장이 해주는 역할이라고 해봐야, 후보가 지역 내에서 혼자 점심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러 급파되는 정도였다. 90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당원들은 월차를 내고, 아침잠을 줄이고, 퇴근 후 술 약속을 취소했다. 주말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함께 후보를 수행했다. 짧지 않은 기간이기에 모두들 지쳐갔다. 5월 전까지 상근활동가 없이 두 명의 후보를 직장인 선본에서 책임졌다. 그리고 결국 두명의 후보 모두 20%를 넘게 득표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 중에서 오진아 후보를 1등으로 당선시켰다. 본선 기간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저녁이 되면 진보신당의 세상이었다. 퇴근한 당원들이 몇 개조로 나뉘어 선거운동을 진행했고, 지지자들이 안긴 선물보따리를 한아름씩 들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얼굴이 점점 시꺼멓게 타들어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마포지역 최초의 진보정당 후보의 당선, 그 꿈을 실제로 현장에서 실천하며 이룬 건 다름 아닌 지역 내 가장 진보적인 유권자인 ‘당원’들과 ‘당원들의 가족’이었다. 후보의 개인기도 빼놓을 수 없는 승리요인 정치는 어쩔 수 없이 ‘개인적인 매력이 작동하는 영역’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선거에서 후보는 좋은 정책과 더불어 개인의 매력을 최대한 발산시켜야 한다. 후보의 이미지를 만들고, 알려나가는 작업은 소홀히 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마침 전문가 당원이 있어서 후보의 이미지 컨셉을 만들기 위해서 머리 스타일, 옷차림 등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오진아 후보는 아이 엄마, 전문가, 기분좋은 깐깐함을 컨셉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 시작했고 훌륭한 반응을 이끌어 냈다. |
정경섭 / 진보신당 마포당협 위원장 webmaster@redian.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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