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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사회복지

가출한 10살 꼬마녀석을 만 하루만에 잡고나서...

by 블루청춘 2010. 3. 28.

1. 어제저녁부터 오늘 오후까지는 내가 어쩌다 사회복지사라는 일을 시작하였는지.

왜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일을 하여 배고프고

이런 맘고생과 몸고생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어요.

 

어제 저희단체 놀토교실이 끝난후

 

10살 성민이라는 친구는 다른 친구랑 놀다 집에 늦게 들어가자

이모에게 혼이난 성민이는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이모가 홧김에 '그렇게 니맘대로 할꺼면 나가라'라는 경고에 10살짜리 꼬마녀석이 가출을 감행한 것이죠.

 

(성민이는 이혼한 양측 부모에게 모두 버림을 받고

외삼촌과 지인인 여성분이 번갈아가며 키우고 있습니다.

이 여성분을 엄마 혹은 이모라 부르며 살고있습니다.)

 

한밤중에 이모께서 울면서 '아이를 찾아달라고..'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놀토교실이 끝난후 벌어진 일이기에, 저도 10시부터 나가서 새벽2시가 되도록 온동네를 찾아다녔습니다.

결국 경찰에 가출신고를 하고 난뒤 집에들어와 아침을 맞았는데도 계속해서 걱정이 되더군요.

 

오늘 오전 11시쯤 이모에게 전화를 해보니

성민이를 조금전 외대운동장에서 찾았다고 하더라구요.

 

화도나고 이녀석이 지난 밤을 어디서 어떻게 지냈는지 걱정되어 성민이를 사무실로 불러 만났습니다.

 

2. 저를 보니 눈치를 보더군요.

화가나 어제밤 어디서 잤는지 물었더니 대답을 안합니다.

 

그럼 어제 집에서 나가 어디를 다녔는지 선생님과 함께 가보자고 하니

2시간이 넘게 돌아다니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외대와 인근 피씨방에서 전전하다 가출한 중학생들을 만나 빌딩옥상에서 잤다고 그러더라구요.   

 

참 기가막혔습니다. 이제 만9살녀석이 집을 나와 건물옥상에서 자다니요.

또 이녀석이 얼마나 독한지 집에도 안들어갔을까 싶었습니다.

 

오늘 무엇을 잘못했는지 잊지말라는 의미에서

결국 북채로 종아리를 8대 때렸습니다.

 

꽤 아팠을텐데 잘못했다고 그러면서도 눈물은 흘리지 않더라구요.

 

3. 10살아이의 상처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밤새 골목을 돌아다니며 집에가고 싶지 않았을까,,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친부모에게 한번 버림을 받은 기억이 있어서일까

사랑받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면 집에 들어갔을텐데..

 

내가 보호자의 역할을 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또 책임질수도 없으면서

이 아이에 대해 너무 깊히 관여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는 왜 이런 아이들을 만나 이런 맘고생과 몸고생과 배고픔을 겪고 있는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